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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사피부염 해방일지-1. 케토코나졸 크림 사용 후기주사피부염 파헤치기 2023. 4. 27. 12:14
여행에서 돌아와 내 모든 신경과 감각은 피부에 꽂혀 있었다. (이전글 참고: 주사피부염 해방일지 0- 진단을 받기까지 :: stranger things. (tistory.com) 인터넷에 하루종일 좁쌀여드름, 피부염, 피부 요철, 홍반, 습진 등을 검색했고 피부때문에 이렇게 스트레스를 받을 수도 있구나 개탄하다 구글 이미지에서 우연히 내 이마와 너무 비슷한 사진을 발견한다.
말라세지아(Malassezia) 모낭염. 내 이마에 오돌도돌 난 구진들이 좁쌀여드름이 아닌 말라세지아 균에 의한 것일수도 있겠다고 결론을 내렸다. 말라세지아 균이란 정상적인 피부에도 모두 존재하는 상재균인데 이게 과증식하면서 문제를 일으킨다고 한다. 하루종일 벌레가 기어다니는듯 간질간질한 느낌, 벌긋벌긋한 얼굴, 간헐적으로 나는 모기발진, 요철이 가득한 피붓결. 말라세지아 모낭염 환자들이 써놓은 증상들이 나와 너무 비슷했다.
그때부터 말라세지아 모낭염에 대해 미친듯이 검색했고 무좀, 어루러기 등에 쓰는 항진균 연고를 쓰면 말라세지아 균으로 생긴 피부염(모낭염 뿐만 아니라 지루성피부염까지) 즉각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고 알게 됐다. 개인적으론 케토코나졸 크림의 효과를 확인하고 내 지금의 황당한 피부가 제발 진균성이었면 하고 바랬다. 그래서 항진균 연고의 대표 격인 케토코나졸 크림을 사용해 보기 전에 (참고로 케토코나졸은 태극제약에서 나온 연고로 처방이 필요없다. 단돈 4000원) 내 피부에 곰팡이균 유무를 확인하기 위해 균검사로 유명하단 피부과에 가서 균검사를 받기에 이른다.
2시간을 기다려 만난 의사는 쇠막대기 같은걸로 내 이마를 긁어서 현미경으로 균 여부를 파악했다. 결론적으로 내 이마에 곰팡이균은 없다. 고 진단했고 모든 것을 해결할 실버불렛 같이 여겨졌던 케토코나졸은 난 쓸 수가 없겠다며 절망했다. (균검사 한답시고 쇠막대기로 긁은 부분에 괜한 구진같은 것만 생겼다.)
하지만 밑져야 본전. 뭐 더 나빠질 것도 없었고 부작용을 찾아보니 붉어짐, 간지러움 등이 언급되어 있지만 스테로이드와 같은 내성도 없고 일부 나타나는 부작용도 연고를 끊으면 없어진다고 들어서 일단은 이마에 써봤다. 자극이 될까봐 수분크림 도포 후 바르는 분들도 있던데 모든 연고의 효과는 세안 직후 가장 먼저 도포하는게 흡수에 좋다고 들어 그렇게 사용했다. 그냥 될대로 되라의 심정.
케토코나졸 사용 전과 사용 4일 후 before & after 이런 맙소사. 조명이 차이가 있지만 아래 점을 중심으로 이마 가운데 늘 간질간질, 좁쌀여드름이라고 하기엔 안에 피지 알갱이도 없이 솟아나 있던 구진들이 사그라 듬을 확인할 수 있었다. 불과 3,4일만에! 뭔가 화나있던 구진들이 숨이 죽은 느낌이다. 케토코나졸을 사용하면 처음에 살짝 화끈거리는 느낌이 있다고들 하는데 나같은 경우엔 특별한 불편함은 없었다. 초기에 연고 도포 후 좀 간지럽긴 했지만 오히려 몇시간이 지나면 기존에 있었던 간지러움이 되려 해소되는 느낌이었다.
결론적으로 내 이마는 분명 케토코나졸 크림에 효과가 있었고, 말라세지아 균이 어떠한 방식으로든 영향을 끼쳤던 것으로 추정된다.
가끔 카페에 보면 (나를 포함) 모낭염을 비롯한 피부 트러블이 있으신 분들이 나는 세균성일까 진균성일까 하시며 비싼 돈을 주시고 균검사를 받으신다. 근데 나같은 경우 현미경으로 하는 균검사, 심지어 나중에 기록하겠지만 기능의학 병원에서 실시한 피검사에도 곰팡이균 쪽은 클리어 하게 나왔다.
근데 이 균이라는 것이.. 과연 그 핀셋 등에 몇번 긁혀진다고 다 나오라는 법이 있을까. 몸 속에 균을 확인하는 피검사도 마찬가지다. 피부 표면에 있는 그 균들이 피검사 염증 수치에 과연 얼마나 반영이 될지.
**추후에 쓰겠지만 난 결론적으로 주사피부염 진단을 받고 (지루랑 같이 있는 것으로 추정) 수란트라를 쓰고 있지만 진단시 모낭충 검사등은 하지 않았다. 모낭충 검사를 해서 모낭충이 있어야만 수란트라를 쓸 수 있나요? 라는 질문이 별로 의미가 없다는 것을 언급하고 싶다.
개인적으론 케토코나졸은 상대적으로 부작용도 적고, 한번 발라본다고 피부의 치명타를 입힐 독한 연고도 아니니 구글에 '말라세지아 모낭염' 이미지를 검색해보시고 와 나와 병변이 비슷하다! 하시는 분들은 한번 시도해보셨음 좋겠다. 세균성 모낭염에 효과적이라는 에스로반 도 처방없이 구입하실 수 있으니 내 모낭염이 세균성인가 진균성인가 헷갈리시는 분은 에스로반 2~3일, 케토코나졸 며칠 발라보시는 것도 나쁘지 않은 모험일 것 같다.
케토코나졸 크림이 만능 연고는 아니겠지만 적어도 말라세지아균에 의한 피부염, 지루성피부염, 진균성 모낭염 환자에게는 가장 확실하고 빠른 치료제임은 확실하다. 그래도 가장 중요한건 진단은 의사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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